<네번째 글> 생명의 탄생

솟대를 만들고 남은 잔가지들을 불태워 버릴까 하다가 솟대 만들 때의 창조 또는 조물의 즐거움을 상기하고는 요놈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기로 하였습니다.

이미 나무로서는 죽어 바싹 마른 이들을 다시 살리는 방법은 나무 아닌 다른 생명체로 변신을 도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위대한 생명창조 작업에 필요한 공구는 톱과 사포와 글루건.

먼저 게를 만들어 생명을 불어 넣고 이어서 사촌인 가재도 창조하였습니다.

자연계 구축의 첫 삽을 들고 보니 욕심이 뭉개구름 피 듯 걷잡을 수 없이 창의력을 충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돌려 보니 대상도 무궁무진하고 그 재료도 지천으로 많았습니다. 잠자리, 나비, 매미, 귀뚜라미, 거미, 지네, 달팽이, 여치, 무당벌레, 개미, 메뚜기 등등....


나의 이 피조물들은 우리 집 마당 구석구석 알맞은 위치에 자리 잡아, 노래할 놈은 노래하고 일할 놈은 일하고 뽐낼 놈은 뽐내고 ... 그렇게들 제2의 생명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조물주이자 이들 생명의 창조주이신 저를 목돋우어 찬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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